화이트 앨범 리메이크 ~쌓여가는 겨울의 추억 ~(키사라기 사요코) 게임

모리카와 유키를 보면... 
나한테는 미래가 없다는 걸 싫어도 알게 돼버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있잖아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대부분의 천재들은 노력까지도 열심히 한다고

18년간 꿔오던 꿈이 있었다.
현재 나이가 30세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거의 인생의 절반을 바쳤던 목표이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자주 말하고는 했다.
나와 잘 어울리는 좋은 꿈을 꾸고 있다고, 
노력하면 분명 이뤄질 거라고, 
현재까지 잘하고 있다고,
결국 마지막에는 그 끝에 다다를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지금에 와서 나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바라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단순하게,
정말로 단순하게.
꿈을 꾸기에는 내 실력이 너무나도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몇번이나 좌절을 겪었어도 끝끝내 다시 일어나고는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격차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은
내가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다는 현실을 싫어도 깨달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저 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현실은 결코 상냥하지 않았다.
화이트앨범 리메이크에서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키사라기 사요코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그 태생부터가 다르다.
 
그도 그럴것이 원작은 98년도에 나온 게임인데다가
주제 역시 삼각관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
전반적으로 진지하면서 애절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키사라기 사요코는 2010년도에 추가된 캐릭터답게
최근 나온 여타 미연시 캐릭터들처럼 가벼우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편이다.

또, 과거 일본에서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이 많았기에 
유키나 리나가 솔로 아이돌로서 등장하고 있다면,
키사라기 사요코는 요즘 상황에 맞춰 아이돌 멤버로 등장하고 있다.
아이돌인 오가타 리나와 모리카와 유키는 
천재 프로듀서인 오가타 에이지가 직접 육성한다는 것만으로 주목을 받는 캐릭터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리나는 이미 아이돌로서 정점에 올라가 있기도 하고 
유키 역시 신입이긴 하지만 그런 리나의 라이벌로 여겨질만큼 재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주인공이 
둘의 곁에 있어도 되는건가 고민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는 한다.

하지만 사요코는 이런 유키나 리나와는 정반대의 캐릭터성을 보여준다.
시작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갖고 있던 둘과는 달리 
아이돌 그룹에서 졸업이란 이름으로 방출당하면서 팬들의 관심은 떠나있는 상태고
재능 역시 둘만큼 특출나거나 뛰어나지 못해
늘 비교당하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한다.

실은 화이트앨범의 캐릭터들은 보면 다들 남들보다 특출난 것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리나는 천부적안 아이돌로서의 재능을
유키는 그 누구보다 노력하는 재능을
하루카는 누구보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미사키는 누구보다 뛰어난 집필능력을
야요이는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정함을
마나는 우수한 성적과 부족하지 않은 부유함을
이렇게 보면 같은 게임의 캐릭터인 사요코 역시 
무언가 내세울만한게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내세울 점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목걸이 하나에 살까말까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은 이 게임 내에서 이러한 무능하고 내세울 것 없는 모습은 
비단, 키사라기 사요코만의 특징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플레이어인 주인공 역시 이러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했어... 이미 했단말야. 정말로 미친듯이. 
하지만, 그럼에도 전혀 따라 갈 수가 없어...
이만큼이나 필사적으로 노력했는데도, 뒷모습조차 보이질 않아...
저런거에... 이길 수 있을리가 없어...

노래는 좋아해.
노래 부르는 것도, 모두에게 들려주는 것도
정말 바보같지? 재능도 없는 주제에..

본작에서 주인공은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그저 남들처럼 사랑하는 연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뿐.
사요코 역시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탑을 노리는 리나나 유키와 달리 
작은 무대라도 팬들 앞에서 노래부르고 싶다는 것뿐.

게임 후반부에 노력상과 다름없는 협회장려상에도 
눈물을 흘릴정도로 기뻐하는 사요코의 모습은
그러한 모습을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이지만 현실이나 재능의 벽의 걸려 넘지 못하는 것은
요즘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의 모습에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화이트앨범은 아무래도 본편자체가 20년전 작품이라서 그런지
당시에는 많은 감동을 주고 인기도 많았다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와닿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새로 나온 키사라기 사요코의 모습만큼은 
개인적으로 손에꼽을정도로 좋은 이야기였지 않았나 싶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성우인 사토 리나의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나왔을때는 이미 베테랑성우로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었지만
이번 연기는 캐릭터 해석이 잘못됬는지 뭔가 어정쩡한 연기를 보여줬던 것 같다.
특히 감정이 실려있는 진지한 장면을 너무 가볍게 연기해
중요한 장면에서 몰입감을 떨어트리고는 했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썼지만,
막상 플레이 해보면 그렇게 무거운 내용만 나오는 편은 아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최근 나온 캐릭터답게 
재미있으면서도 가벼운 이벤트도 많고
진지한 것뿐만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잘 표현한 편이다.

원하는 것은 이뤄지지 않고 현실의 벽에 자주 부딪힐 때,
가볍게 웃을 수 있으면서도 아픔에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면
한번쯤 해보는 걸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덧글

  • 이명준 2017/07/20 00:48 # 답글

    기본적으로 화이트앨범이 지금하면 좀 그런 이유가 그 시절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 에로게들의 특징인 지나치게 불친절함 쓸데없는 랜덤 이벤트로 인한 높은 공략 난이도 스토리의 개연성 도 좋지 못하고 딱딱한 내용 + 중간 과정이 상실 한듯한 스토리

    보통 이야기가 발단 전개 절정 위기 결말이라면 그 당시 에로게들 특징은 전개랑 절정 부분이 삭제된 체게 스토리의 발단 이후 갑작스럽게 절정과 위기 후에 결말 이라는 중간 과정이 상실 되어 있기때문입니다.

    리메이크에서는 이런 부분이 상당히 개선 되어서 랜덤이벤트로 인한 난이도 상승은 삭제 되었습니다만, 본판이 원래 그런 게임이다보니 리메이크도 여전히 뭔가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당시 에로게가 가지던 문제인 이야기기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타개한 회사가 리프지만 이 게임은 그 당시 리프 게임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비주얼 노벨이이 아닌 게임중에 하나라서 그 당시 흔하던 텅빈듯한 스토리의 게임이 되고 말았죠

    리프 게임중에서 화이트앨범 코믹파티 매지컬 안티크가 이러한 특징들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입니다. 그 이후 게임들은 확실히 개선 되고 2002년 정도부터는 에로 게임 시장 자체가 스토리가 부실한 게임들은 흔히 말하는 뽕빨물 제외하면 없게 되었던지라 리프에서도 그런 게임은 안 만들게 되었습니다.
  • H군 2018/03/01 23:32 #

    사요코를 제외하면 큰 감동을 줄 정도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스토리였던 것 같아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